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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안정된 삶을 뒤로하고 미국으로 건너온 지 1년. 우리 가족은 다시 한 번 큰 결정을 내렸다. 부족한 현금을 들고 미국에서 집을 사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분명해진 결론이 하나 있다. 이제는 '달러 수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오늘은 그 작전의 시작을 기록해 둔다.

결혼 2년 차에 우리는 한국에서 빚을 최대한 끌어 모아 첫 집을 마련했다. 그때 가진 거라곤 투룸 전세 보증금이 전부였다. 다행히 대출을 최대로 당기고 전세 보증금을 합치니, 지은 지 20년 가까이 된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꽤나 무모한 결정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집을 사고 난 뒤 나는 새 직장을 구했고 가계 수입이 넉넉해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저축은 꿈도 못 꾸고 싱글 시절 모아 둔 비상금으로 매달 마이너스를 메우기 바빴는데, 이후로는 저축도 하고 투자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리고 작년, 우리는 안정된 한국 생활을 뒤로하고 무작정 미국으로 와 버렸다. 사실 그 결정의 배경에는 깊은 상처가 있었다. 투자 사기로 자산의 절반 이상이 공중분해된 것이다. 감사하게도 생활 자체는 안정적이었지만, 1년을 힘겹게 버텨도 멘탈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남편도 나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기만 했던 미국행을 결국 강행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 가족은 미국에 있다. 미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남아 있던 자산의 절반 이상이 또다시 공중분해되었다. 계획을 좀 더 치밀하게 세웠다면 나았을까? 하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지난 일이고, 곱씹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으니까.
남편이 미국에 온 지 14개월, 아이와 내가 온 지는 11개월. 우리는 또 집을 사기로 했다.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현금을 들고 용감하게 도전해 보기로.(다만 막상 해 보니, 미국에서는 용기만으로 집을 살 수 없다는 걸 절감했다.)
한국에서 집을 살 때는 절차가 비교적 간단했다. 집값에 해당하는 돈(세금과 약간의 중개 수수료 포함)만 있으면 됐고, 대출도 직접 주거래 은행에 가서 상담받은 뒤 "언제 얼마가 필요하다"고 말해 두면, 계약 체결 후 약속한 그날에 정확히 그 금액이 입금되었다.
그런데 미국은 그야말로 '산 너머 산'이었다. 대출 브로커가 사전 승인 문서로 '다운페이먼트 얼마에 대출 얼마 가능'이라고 확인해 줬고, 그 말을 믿고 계약을 했다. 그런데 클로징 데이(잔금 마감일)를 일주일 앞두고, 처음 약속과는 전혀 다른 조건으로 대출이 승인됐다는 메일이 날아왔다.
어이가 없어서 남편과 나는 "이번엔 좋은 경험 한 셈 치고 계약을 파기하자"는 이야기까지 나눴다. 다행히 대출이 안 나오거나 조건이 맞지 않으면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계약서에 명시해 둔 덕분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접으려던 차에, 브로커가 다시 연락을 해 왔다. 처음 사전 승인 때 말했던 것과 비슷한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정말? 이게 가능했으면서 대체 왜 그런 메일을 보낸 거지? 화가 났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결돼서 다행이라는 안도가 더 컸다.
혹시 미국에서 처음 집을 사려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이번에 몸으로 배운 것 몇 가지를 짧게 남겨 둔다. 첫째, 사전 승인(pre-approval)은 확정이 아니다. 마지막 순간에 조건이 바뀔 수 있으니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자. 둘째, 다운페이먼트가 전부가 아니다. 클로징 비용이 따로 들고, 체감상 결코 적지 않다. 셋째, 계약서에 안전장치를 꼭 넣자. 대출 조건이 맞지 않을 때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조항(contingency) 하나가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를 지켜줬다.
클로징 비용은 생각보다 컸다. 나는 다운페이먼트만 준비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집값의 1.5~2.5% 정도가 추가로 필요했다. 체감으로는 그보다 더 많았다. 이 비용을 치르고 나면 여윳돈이 줄어들 게 뻔해 걱정이 앞섰지만, 조건에 맞는 대출이 나온 이상 계약은 계속 진행해야 했다.
계산기를 두드리고 이리저리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였다. 미국에서 달러 수입을 만들어야 한다. 요즘 환율 탓에 그동안 나쁘지 않았던 한국 수입이 줄어든 느낌이고, 어차피 미국에서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니 달러를 버는 것이 순리에 맞다.
그렇다면 어떻게?
AI에게도 물어 보고 책도 읽으며 여러 방면으로 길을 찾는 중이다. 이미 AI의 도움을 받아 제로부터 블로그를 만들어 봤고(지금 이 블로그가 바로 그 결과물이다!), 게임도 하나 만들어 서비스 중이다(flaglette.com). 다만 아직 둘 다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블로그를 만든 과정을 책으로 정리해 원고까지 써 뒀지만, 출간은 아직이다. 이 블로그에서 수익을 내게 되면 그때 출간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생각이다. 며칠 전에는 뉴스레터도 발행해 봤다(AI일머리).
내 경력과 장점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테크니컬 라이터가 되는 공부를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구글의 관련 강의를 듣고, 그 길에 가능성이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려 한다.
솔직히 아직은 내가 어떤 방식으로, 달러를 얼마나 벌게 될지 모르겠다. 두 번의 큰 자산 손실을 겪고 낯선 나라에서 다시 출발선에 선 지금, 불안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첫 집을 무모하게 사고 나서 오히려 길이 열렸던 것처럼,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다음 걸음이 보일 거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블로그를 쓰고, 게임을 손보고,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새로운 공부를 시작한다. 당장 큰 결과가 없어도 괜찮다. 이 기록들이 쌓여 언젠가는 '달러 수입 만들기 작전'의 성공기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그 과정을 이 블로그에 솔직하게 남겨 두려 한다.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